작성일 : 16-05-1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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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규리
 조회 : 1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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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대학교부설고등학교 1304 김규리
으레 수학여행을 갈 때에는 신나기 마련이지만, 이번 수학여행은 유독 더 설레고 기대되었다. 고등학생이 되어 가는 첫 여행이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간다는 것 자체가 재미난 일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수학여행이 아닌 학술탐방이라는 선생님 말씀처럼 일정은 제주도의 오름, 박물관, 우도 등 쉴 틈없이 빡빡하게 짜여있었다. 우도에서 친구들과 ucc도 찍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첫째 날 밖에 안 됬는데 숙소에 도착할 때엔 이미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짐을 풀기 전 밥부터 먹으러 교육원식당에 갔는데 식당에 계시는 분들이 전부 웃으며 친절하게 맞이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나서 숙소에 올라갔는데, 사실 난 그때 꽤나 걱정을 했다. 교육원이 다른 수련원에 비해 숙박비가 매우 싸다는 말을 듣고 환경이 안 좋거나 방이 좁을까봐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정작 숙소는 걱정과는 딴판이었다. 넓고 깨끗했다. 그래서 10명이 한 방에 지내는 데도 이불을 다 깔고도 자리가 남았고, 코트나 긴 원피스를 입고 온 애들이 옷을 걸 수 있는 옷장 같은 곳도 있었는데, 공간이 컸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분리된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덕분에 아침에 머리 감는 친구들이 짧은 시간안에 준비를 다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이튿 날이 되었다. 이튿 날은 첫째 날보다 일정이 더 빡빡했다. 올레길도 가고, 식목원도 갔다. 온통 걸어다니는 일정뿐이라 발이며 다리며 온몸이 쑤셔왔지만, 그만큼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고, 감탄했다. 특히 올레길에서 나무가 잔뜩 우거진 숲 길을 걷다 어느 순간 탁트인 바다가 보이는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식목원을 갈 때에도 처음엔 식물만 있는 곳에서 어떻게 2시간을 보낼지 걱정이 되었는데, 말로만 들어봤던 식충식물이나 영화에 나올 법한 열대 식물, 아기자기한 꽃과 물 위에 고요히 떠있는 연꽃 등. 테마별로 꾸며진 식물원에 2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렸다. 몸은 녹초가 되버린지 오래였지만 그만큼 추억도 많이 쌓이고 머리 속에 아름다운 풍경들을 새록새록 새기게 되어 즐거웠다.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보며 시시덕거릴 때쯤, 숙소에 도착했고, 밥을 먹고 레크리에이션을 하러 강당으로 갔다. 강당또한 크고 깨끗했고, 친구들과 걱정했던 것과 달리 스피커의 소리가 매우 컸던 것에 비해 그리 깨지지도 않고 무대도 컸다. 나중에 반 애들이 보낸 장기자랑 영상을 보니 영상에서도 소리가 깨지지 않고 잘 나와서 좋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즐겁게 제주도에서의 학술탐방을 보내다보니 벌써 마지막 날이 되어있었다. 아침만 먹고 제주교육원에서 나와야 했는데 마지막으로 먹는 아침까지 아주머니분들께서 무척이나 친절하게 대접해주셔서 감사했다. 우리가 간 곳은 제주 민속 박물관이었다. 제주의 역사, 문화, 전통 물건까지 제주도에 관해 폭넓게 안내하는 박물관이었는데, 여행의 마지막에서 제주는 이런 곳이라고 적극적으로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아쿠아리움에서는 다양한 색색깔의 물고기를 보고 넋이 나갔다. 친구들과 서로 닮은 꼴 물고기 찾기를 했는데, 다른 아쿠아리움보다 해양류 종류가 다양해 더욱 볼거리가 많았다.
그렇게 2박 3일의 제주도 여행은 끝이났고, 내 머리 속에 남은 기억들과 사진들이 그 때의 여행을 추억하고 있다. 제주도에 다시 가게 된다고 해도 이 때의 일정을 참고해서 쓰고 싶을 정도로 보람찼던 3일이었다. 물론 그 때에는 너무 힘들어서 차마 보람찼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오히려 그런 일정을 소화해 내면서 친구들과 더 즐거운 추억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때문에 나는 이 여행이 고등학교에 단 한번뿐인 수학여행으로서 매우 좋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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