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겪었던 이야기, 나만의 현장체험학습 등을 남겨 주세요. 우수작은 “감동문집”으로 발간됩니다.
작성일 : 16-05-18 10:38
너무나 따뜻했던 제주교육원과 함께했던 수학여행
글쓴이 :
이재훈
조회 : 8,658
2015년 4월 경 학교에서 바쁜 업무를 처리하던 중에 제주교육원에서 보내온 공문을 보고 겁 없이 신청해서 덜컥 소규모학교 수학여행으로 선정이 되었다. 그 후 친구들이 처음 하는 수학여행 업무인데 제주도는 힘들지 않겠냐며 걱정을 해주기 시작해서야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알게 되었지만 2016년의 일은 2016년에 걱정하자며 잠시 마음속에서나마 잊었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쉽게 될까. 당장에 비행기 티켓부터 단양에 조그마한 학교에서 공항으로 가는 일까지 무엇 하나 쉽게 해결될 일이 없었다. 나의 교직 첫 수학여행 준비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다행이도 여러 문제를 해결하던 중 제주도에서의 이동을 제주교육원버스로 지원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비용문제에서 안심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일정과 예약을 내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되었다. 혼자 노심초사해야 답이 나올쏘냐? 일단 부딪쳐 보자 생각하고 겁도 없이 바로 제주교육원에 바로 전화를 드렸다. 그런데 왠걸 전화를 받으신 수련지도사께서 예시로 되어있는 체험코스를 알려주시고 초등학생들에게 맞는 장소나 추천 장소들을 너무나 상세히 알려주셔서 학교에 맞는 일정을 하나하나 완성해 갔다.
따뜻한 봄과 더운 햇살의 여름이 지나 찬바람이 부는 11월 달이 되어서 나는 사전답사를 다녀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부랴부랴 준비를 해서 제주도로 떠나게 되었다. 사실 미리 연락드리지 못하고 출발 몇 일전에 제주교육원에 연락드린 점은 지금도 너무나도 죄송하다. 1박 2일의 짧고 굵은 사전답사를 마치고 대망의 2016년 5월이 오기까지 수학여행의 준비로 너무나 바쁜 나날을 보냈다.
수학여행을 출발하는 날 여러 바쁜 일과 중간에 예상치 못했던 아이들의 행동까지 너무나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도 너무나 기억에 남는 것은 교육원에서 버스를 지원해주시기 위해 나오신 주무관님의 반갑게 맞아주시던 얼굴이다.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시던지 또한 얼마나 친절하게 아이들에게 인사해주시고 함께 수학여행코스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누어 주셨다. 사실 제주도에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함께 인솔오신 학교 선생님이 아닌 주무관님이 되셨다.(물론 학교 선생님들도 시종일관 함께 뛰어주시고 함께 고생해주셨지만 원래 같은 학교 가족 아닌가!)
첫 날은 공연과 짧은 관람을 마치고 제주교육원으로 돌아왔다. 드디어 그렇게 관심을 가지던 제주교육원에 도착한 아이들의 함성이 여기저기에 들리기 시작했다. 깨끗하고 넓은 방, 창밖으로 보이는 멋진 백사장. 저녁시간에 너무나 맛있게 먹은 제주교육원의 급식. 방에 들어가 잠시 쉬기까지 아이들의 만족스러운 목소리가 제주교육원을 가득 채웠다. 저녁식사 후에는 제주교육원에서 지원해주신 레크리에이션 강사덕분에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걱정하지 않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몇몇 아이들은 너무 소리를 지른 나머지 목소리까지 변할 정도로.
2일차부터는 나의 욕심으로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게 짜여있어 걱정이 되었다.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고 시간도 야간에 난타공연까지 사실 초등학생이 모두 소화하기에 힘이 들고 운전해주시는 주무관님 입장에서도 10시가 넘어서 끝나는 일정은 달갑지 않으셨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와보는 제주도에 중간 중간 빗방울이 떨어져도 즐거워하던 아이들, 야간에 늦은 시간까지 친절하게 안전하게 운행해주시던 주무관님 덕분에 일정을 계획한 나의 마음까지 만족스러웠다. 늦은 시간에 교육원에 들어왔지만 방마다 씻을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한 덕분에 아이들을 금방 씻게 하고 선생님들도 금방 쉴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2박 3일 일정의 마지막 날은 저 동쪽 끝 성산일출봉 시작으로 제주공항까지 가는 일정이라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았다. 차안에서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첫 수학여행이고 제주도에 처음 와보니 너무나 좋아서 3일만 더 있다가 가자고 하는 아이부터 태풍이 와서 못 갔으면 한다는 아이까지(사실 이 이야기 들을 때는 심장이 덜컥했다……. 일을 계획한 입장에서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그 뒷일을 어찌 감당할까…….) 어찌되었던 아이들은 내가 짠 일정과 아름다운 섬 제주도, 친절하고 깨끗한 제주교육원 모두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것에서 매우 만족했다. 제주도에서 청주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2박3일 동안 학생들을 인솔하느라 지친 몸을 싣는 순간 아무 이상 없이 제주도에서의 수학여행을 마칠 수 있음에 너무나 기뻤다.
수학여행을 마치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학교에서 아이들은 아직도 제주도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좋은 여행에는 맛있는 먹을거리, 멋진 풍경, 재미있는 즐길 거리는 필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건 단연 좋은 인연이 아닐까 생각한다. 첫 수학여행을 준비하며 많이 걱정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준비부터 마치는 그 순간까지 친절하게 함께해주신 제주교육원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내가 생각하는 제주도의 좋은 인연으로 내가 교직이란 곳에 몸담으며 계속해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