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겪었던 이야기, 나만의 현장체험학습 등을 남겨 주세요. 우수작은 “감동문집”으로 발간됩니다.
작성일 : 16-06-08 09:24
많은 것을 느낀 수학여행
글쓴이 :
임지수
조회 : 6,880
충북 증평군 형석고등학교 1학년
고등학생이 되어서 처음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 설렘과 유치원 때 이후로 처음타보는 비행기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 채로 증평 군청에 도착했다. 아이들도 각자의 기대감 때문일까 평소보다 들뜬 상태였다.
버스를 타고 몇 분을 가니 청주공항이 나왔다. 단정하고 깔끔한 공항의 모습과 승객들을 인솔해주는 승무원들의 모습에 우리 반 친구들과 나는 감탄을 금하지 못하면서 친구와 사진을 찍으며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중에 선생님께서 비행기 표를 나눠주셨다.
우리는 승무원의 지시를 받으며 비행기를 탔다. 내 자리는 창가자리였는데 창가자리에 앉아 밖 풍경을 바라보며 가고 싶었던 소망이 이루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게다가 내 옆자리에는 다른 반 친구가 앉았는데 평소 매우 친한 친구라서 그 친구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갈 생각을 하니 순조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하였다. 비행기를 타고 안전벨트를 매며 출발하는 것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 후에 비행이가 이륙하기 시작했고 흡사 바이킹을 타는 것 같은 느낌에 약간의 겁이나 친 구의 손을 잡으며 창가 밖 풍경을 바라보았는데 우리가 항상 위를 바라보면 있던 비행기를 타고 아래를 바라보고 있다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늘에서 바라본 바다와 산, 도로들은 평소에 늘 보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었다. 아름다움과 동시에 하늘을 가까이서 보는 게 처음이라 내내 구름사진만 찍었던 것 같다.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약간 지겨워질 무렵 드디어 비행기에서 내리라는 소리와 함께 우리는 내려 공항 밖에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버스를 타 용두암으로 출발했다. 용두암에 내리니 시원한 바람이 나를 맞이해 주었고 뒤 배경이 아름다운 바다여서 그런지 만족스러운 단체사진과 개인사진들을 얻을 수 있었다. 단체사진을 찍을 때는 왠지 모를 소속감이 느껴졌다. 이름 그대로 용이 표호하며 바다에서 막 솟구쳐 오르는 형상이었는데 괴암의 색이 검은색이라서 그런지 약간의 무서움까지 느껴졌고 울퉁불퉁한 괴암사이를 걸으며 바닷바람을 만끽하고 있으니 시험스트레스와 수많은 걱정들이 날아가는 듯하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많은 구경을 못하고 빨리 다음 코스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그러한 점은 다음코스에 대한 기대감이 더 강한 나머지 점차 사라졌다.
다음으로 간 곳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이었는데 수많은 민속유물에서부터 동식물에 대관 자연사 자료까지 모두 갖추어 놓아서 볼거리가 아주 많았다. 그냥 노는 수학여행이 아닌 많은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수학여행의 의미라고 생각했기에 친구와 함께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았다. 구경을 마치고 배가 점점 고파오기 시작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다음은 중식을 먹을 시간이었다. 우리는 ‘소인국트레비한식당’에서 맛있는 밥을 먹었다. 뷔페식의 식당내부는 고풍스러웠다. 옆 벽들이 모두 명화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천장 또한 거대한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웅장하다고도 할 수 있는 그 식당에서 친구들과 나는 관광을 위해서 지금 체력을 보충해두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많은 밥을 먹었고 괜히 창피해지기도 하였다. 밥을 먹고 나서는 소인국 테마파크를 갔는데 처음에 전경을 보았을 때 성처럼 생긴 모습에 정말 아기자기하고 귀엽다고 생각하였다.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를 품게 만들어 주는 전경이었다. 내부는 소인국 테마파크라는 이름에 걸맞게 유명한 장소와 건물들이 축소되어 있었고 내가 아는 건물들도 많이 있었다. 거대한 그 장소와 건물들이 조그맣게 축소 된 것을 보니 거인이 된 것 같았다. 조금 더 구경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빨리 버스로 돌아왔다. 버스 안은 다음은 어디를 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찼고 선생님께서는 외돌개와 천지연폭포를 간다고 하셨다. 폭포를 좋아해서 기억에 남는 것은 천지연 폭포였는데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폭포에서 튀어나오는 수많은 물방울들이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폭포까지 도착하는데 많이 힘들었지만 세차고 강인하게 내리는 물줄기를 보니 피로가 다 씻겨나가는 기분이었다. 유명한 장소여서 다른 국적을 가진 분들이 많았는데 내심 우리나라에 구경 온 외국인이 많다는 사실에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며 더운 것도 모른 채 폭포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숙소로 가자는 소리와 함께 나는 이 폭포를 핸드폰 사진첩에 남겨두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열쇠를 받고 짐도 정리하느라 많이 쉬지는 못했지만 다음이 레크리에이션이라는 것에 많은 위안을 얻었다. 물론 레크리에이션을 할 때 방송반 일원이기 때문에 마이크 소리를 체크하면서 아이들의 장기자랑을 바라보았는데 아이들의 장기자랑을 위해 마이크소리를 체크해준다는 사실에 불만은 없었고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기보다는 오히려 그냥 구경할 때보다 더 큰 위안이 되었다. 친구들 또한 열심히 공연하고 응원하여서 수학여행의 첫날밤은 아주 만족스럽다고 느꼈다. 수많은 일들을 겪어서 그런지 몇 분도 채 안되어서 잠들었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둘째 날 유난히 가슴속에 남는 것은 제주4.3평화공원과 성산일출봉, 일출랜드였다.
제주 4.3공원이 마음에 남았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중학교 역사 수업 때 배웠던 내용이라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맞게 아는 만큼 많은 것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실제 감옥을 재현한 곳을 제주4.3사건과 관련지어서 생각해보니 저렇게 작은 감옥에 사람들을 가둬두고 탄압을 하였을 것을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었다. 제주도에 와서 이런 마음가짐을 가졌다는 것에 많이 성장 했구나 라는 것을 느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에 간 성산일출봉은 천연기념물 제 420호로 관리하고 있다고 하였다. 올라갈 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사파이어 빛의 하늘과 초록빛의 잔디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져 있어서 제주도의 느낌을 잘 담아낸 곳이어서 그 풍경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일출랜드를 갔는데 몇 걸음 걸으니 물이 나오는 분수대가 나왔다. 뿜어져 나오는 물 사이로 선명한 색깔의 무지개가 수줍은 듯이 나왔다가 사라졌다가 하였는데 주변의 풍경과 한껏 어우러져서 멋을 낸 그 순간이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다. 분수대에 시선을 뺏겨 가만히 있자 친구들이 왜 시원한 동굴을 남겨두고 여기서 가만히 있냐는 식으로 동굴을 왜 안가냐고 하였다. 우리는 시원한 동굴로 빨리 가고 싶은 나머지 충분한 시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둘러 동굴러 내려갔다. 일출랜드의 상징인 이 동굴은 ‘미천굴’로 천 가지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동굴이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고요하였지만 은은한 아름다운을 가지고 있는 동굴은 ‘미천굴’이라는 이름을 가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동굴을 들어가자마자 불상 하나가 나왔는데 그곳에서 소원을 비는 것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소원을 빌고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맞으며 밖으로 나오자 이제는 버스로 돌아가서 숙소로 갈 시간이었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강당에 모여 다 같이 영화를 보고 방끼리 치킨도 먹으며 그렇게 수학여행 둘째 날 밤이 끝났다.
마지막 날의 아침은 매우 분주하였다. 쓰레기통 청소와 이불, 베개 등을 정리해야했고 짐도 다 챙겨야 해서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바쁘게 버스를 탔다. 송악산 올레길에 접어들자 고개를 돌리면 바다, 고개를 돌리면 초원이 보였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 초원에서 말들이 자연스럽게 풀을 뜯고 여유롭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학생들을 신경 쓰지 않고 여유롭게 있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였고 이러다가 만약 우리를 향해 돌진해오면 어쩌나 하는 장난스러운 생각도 들었다. 이러한 체험들을 즐기고 제주공항으로 갈 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긴장이 풀려 비행이 안에서는 잠을 자게 되었고 잠에서 일어나니 벌써 청주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이번 수학여행은 중학교 수학여행과 다르게 조금 더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이었던 것 같았다. 그냥 놀기만 해서 얻은 것 없이 가는 수학여행이 아닌 실제로 무언가를 얻으며 많은 것을 느끼고 내 꿈과 연관을 지어서도 생각해보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고 고등학교 들어와서 처음으로 반 친구들과 다 같이 함께 하는 것이어서 더욱 마음속에 깊게 남을 아름다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