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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체험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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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겪었던 이야기, 나만의 현장체험학습 등을 남겨 주세요. 우수작은 “감동문집”으로 발간됩니다.
 
작성일 : 16-06-0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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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Jeju
 글쓴이 : 정은서
조회 : 6,539  
충북 증평군 형석고등학교 1학년 정은서

 내가 고등학교에 와서 기대했던 것들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수학여행이었다. 나는 사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까지는 육지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비행기도 타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이유도 있기에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떠나는 이번 수학여행이 굉장히 기대되었다. 졸린 눈을 간신히 부릅뜨고 어영부영 준비하여 짐을 챙겨 향한 곳은 군청이었다. 군청에서 청주 공항, 공항에서 제주도까지! 파란 맑은 하늘을 마주하며 즐거운 여정이 시작되었다.
  제주도에 도착해서의 첫 번째 목적지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었다. 박물관으로 향하기 위해 공항에서부터 버스를 타려 걸음을 옮기는 게 또 어찌나 설레던지, 그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제주도는 정말 바람이 많이 부나?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이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제주도는, 바람이 기분 좋게 세다! 버스에 짐을 싣고 곧바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 향했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민속 유물과 자연사 자료를 보여 주는 박물관이라고 한다. 직접 가보니까 역시 제주도의 자연사와 제주도민의 옛날 생활, 물건들이 있었다. 나는 박물관에 가는 것을 굉장히 어려워하는 편인데,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낯설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내가 자연사박물관에는 흥미가 넘칠 리가 있나? 그래도 출발 전 교감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제주도에 왔으니 제주도의 지형이나 특성 같은 것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던 나는 관심 있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 후로부터는 나의 관심사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던 자연사가 신기하고 재미있게 보였다. 박물관에서 주상절리도 보고, 제주도의 지형도 보았다. 그리고 순상화산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과학 선생님께 여쭈어보았다. 방패를 닮았다고 해서 순상형이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생기게 된 이유는 용암이 천천히 흘렀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학교 1학년 때 배우고선 까맣게 잊고 있던 지식들이었는데, 자연사박물관을 방문함을 통해서 다시 일깨우게 되었다.
  박물관을 방문하고서는 용두암으로 향했다. 공항을 벗어난 이후로는 제주도에 왔다는 것이 실감되지가 않았었는데, 바닷가로 향하니 탁 트인 것이 딱 바닷가에 온 것 같아 정말 좋았다. 용두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면, 이름부터가 무언가 용의 머리를 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용, 머리, 그리고 돌. 얼마나 예측하기 쉬운 이름인가? 용두암에 도착해서 내리면 사각형 전망대가 있는데, 나는 오른쪽을 보며 저게 용두암이야? 조금 닮은 것 같기도 하네, 신기해. 했었는데 알고 보니 용두암은 왼쪽이었다고 한다. 용두암에 와서 뭘 본 걸까? 그래도 용두암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영영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본 오른쪽에도 용머리를 닮은 게 있었는데, 다음에 제주도를 가게 되면 꼭 다시 살펴보아야겠다. 용두암에서는 용두암과 사진을 남기고 싶었는데,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제일 중요한 용두암을 사진에 잘 담지 못했다.
 자연사박물관에서 송악산 설명을 읽으며 “헐, 나 제주도에 송악산이라는 산이 있는지 처음 알았어!”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 말을 한 지 24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채로 송악산으로 향해 올레길에 올랐다. 우리 반은 올레길을 한 바퀴 다 돌았는데,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들과 천천히 얘기하며 걸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며 걸었다. 물론 덥고 지쳤지만, 그래도 함께한다는 사실 때문에 괜찮게 느껴졌던 것 같다. 너무 지치고 다리도 아팠지만, 올레길의 끝 무렵에 불어오던 시원한 바람과 맑은 날씨가 내 어깨를 살포시 토닥여 주는 것 같았다.
  버스로 다시 올라서 이젠 숙소로 향했다. 곧장 밥을 먹었는데, 숙소의 밥은 정말 맛있었다. 제주도는 원래 다 밥이 맛있을까? 음식이 맛있으니 물까지도 맛있게 느껴졌다. 밥도 먹고 잠깐 휴식을 취하고 레크레이션도 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방송 장비 상의 문제로 신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무대를 준비해 준 친구들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레크레이션을 하루 일과의 마지막으로, 첫째 날 밤이 저물고 모두가 곤히 잠들었다.
  둘째 날의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위해 오늘도 역시 맛있는 아침을 먹고, 에코랜드로 향했다. 에코랜드는 사진 찍을 곳이 정말 많았다. 기차를 타고 이동한다는 것 자체도 너무 귀여웠고, 사진 찍으려고 가는 곳곳마다 다 귀엽고... 그냥 귀여운 것들이 많았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곳들도 많아서 소위 말하는 인생샷을 남기기에 딱인 곳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남자 친구와 꼭 한 번 와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평소 상상 속에 두었던 보라카이보다, 푸켓보다 더 먼저 함께 오고 싶은 곳이다. 에코랜드에서 사진을 많이 찍음으로써 반 친구들과 더 정을 쌓고 많은 추억을 남겼던 것 같다.
  그 다음 우리가 향한 곳은 대망의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이라 함은 자연사박물관에서도 보고 들었고, 제주도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도 알고 있다는 그 전설의 필수 방문 코스이다. 그렇게나 힘들다던 성산일출봉, 우리 모두가 그 길에 올랐다. 너무 더웠고 목이 말랐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에서 올라갔다. 중간에 머리도 묶고, 물도 사서 마셨지만 날 괴롭히던 더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올라가는 길에 보았던 바다와 울창한 숲의 조화는 잊지 못할 것 같다. 더위에 찌는 사람들을 탁 트인 바다가 위로해 주는 것만 같았다. 정상에서는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 극도의 더위와 그 좁디 좁은 코스를 이겨냈다는 그런 만족감도 가득했다. 정상에 있는 비석에는 城山日出峯이라고만 쓰여 있었는데, 나는 이 점이 조금 아쉬웠다. 옛날에 세운 비석이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인 만큼 정상에 한글과 외국어로 된 간단한 설명 같은 것들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성산일출봉이라는 거대한 산을 하나 넘고, 제주 4.3평화공원에 도착했다. 담임선생님께서 이곳은 사진 찍고 즐겁게 하하 호호 웃고 떠드는 곳이 아니라 진지하게 관람해야 할 곳이라고 하셨다. 나도 중학교 3학년 때 제주 4.3 사건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었고,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어 경건한 마음으로 관람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버스에서 내렸다. 제주 4.3 기념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희고 큰 돌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너무 많은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어 나는 보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었다. 그래서 그 돌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여 인터넷을 찾아보니, ‘백비’라는 것이었다. 제주 4.3 사건은 아직도 정식적인 역사적 이름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다. 비석의 설명에는 ‘분단의 시대를 넘어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의 그날에, 진정한 4.3의 이름을 새길 수 있으리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4.3 평화공원에는 제주도의 역사도 있었고, 4.3 사태 당시의 시대 상황도 많이 그려져 있었다. 사실 4.3 평화공원을 간다고 하였을 때, 4.3 사태가 무엇인지는 알지만 그 내용을 확실히 보다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였었는데, 천천히 관람을 하다 보니 4.3 사태가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 여태까지 모든 일정 속에 남았던 공통적인 아쉬움이 바로 시간이 촉박하였다는 것이었는데, 제주 4.3 평화공원에서는 그 아쉬움이 더했다. 보고 배우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는데, 시간이 허락해 주지 않아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
 셋째 날 아침이 밝았는데, 당최 몸을 일으킬 생각을 하질 않던 나였다. 집에 돌아가게 되어서 아쉬운 마음, 피곤해서 당장이라도 청주로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반반이었다. 간신히 아침을 먹고 바로 천지연 폭포로 향했다. 천지연 폭포라는 곳에서 내려 조금 걸으니, 진짜 천지연 폭포가 나왔다. 왠지 초록빛이 감도는 것 같은 맑은 물에 비추어지는 나무들과 맑고 깨끗한 물에 거세게 내리는 폭포가 어우러져 나를 반기는 것 같았다. 어쩌면 사진으로 많이 보아왔을 풍경이었지만, 나에게는 새로이 느껴졌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 위하여 오래 기다려야 했지만, 난 굳이 기다려서 사진 몇 장을 남겨 왔다. 천지연 폭포에서의 지우지 못할 황홀함을 뒤로하고 소인국테마파크로 향하였는데, 이미 2,3반 친구들이 다녀와 진짜 사진 찍을 곳이 많아서 좋다고 입이 마르도록 호평을 띄워 놓은 상태라 많은 기대를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들어갈 때부터 이리저리 신기한 게 많았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건축물과 그 건축물의 의의를 보며 아 그런 의미가 또 있구나,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에펠탑을 재현해 놓은 것이었는데, 멀리서 보면 꽤나 실제 같아서 파리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셋째 날 마지막 일정을 기념품을 삼으로써 마치고, 공항과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도착했을 때와는 또 다른 바람이 날 맞이했다.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아쉬움이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 그 중 하나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관람하고 싶었던 것이 너무나도 많았는데, 시간이 날 버리고 떠나버리는 바람에 보고 싶었던 것들을 다 보지 못한 채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었다. 다른 하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이 방문하는 우리나라의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적인 홍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유명 관광지들 사이에 한글이나 한국의 문화를 홍보하는 기관을 세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제주도를 즐기러온 외국인들에게 다양한 한국적인 것들을 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우리나라를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덧붙여 홍보 팜플릿 속의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더 확실히 해 주었으면 좋겠다.
 앞서 말했던 많은 아쉬움들도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값진 것들도 얻었다. 수학여행을 떠나 예쁜 추억들과 친구들과의 친밀감을 얻게 되어서 좋았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시간들이었고, 그렇기에 더욱 소중했다. 매순간 불평이 가득하기도 했었지만, 우리는 그보다 웃음이 훨씬 더 많았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떠난 여행인 만큼 행복한 마음을 안고 돌아온 여행이었다. 제주도의 바람과 친구들의 웃음이 파랗고 맑은 하늘에 번져 참 예쁜 추억이 기억 속에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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