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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야구계 유력 인사로부터 프로야구 SSG 내부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예정돼 있던 마무리캠프 일정을 확인하려는 김원형 SSG 감독에게 “꼭 가실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얘기가 전달됐다는 것이었다.
표현대로라면, ‘전격 경질’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읽혔다. 그러나 관련 얘기를 전한 인사부터 “진짜 그랬을까”라는 단서를 달았다. 기자 역시 ‘설마 그렇게까지 할 수 있겠냐’는 전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사실 여부를 떠나 ‘곡해된 내용’이기를 바라는 측면도 있었다. 적어도 올가을 SSG가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범야구인들의 ‘상식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는 행위로 여겼기 때문이다.
SSG는 지난 31일 김원형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많은 야구인이 놀랐다. 기자 또한 일종의 ‘예방주사’ 같은 예고편을 접했음에도 놀라움에는 정도 차이가 없었다.
변화와 쇄신, 이를 위한 현장 리더십 교체 등…. SSG는 감독 경질의 명분을 세우기 위해 붙일 수 있는 미사여구를 총동원했다.
짐작했던 것보다 많은 일이 있었던 것으로 들린다. SSG는 지난 주말로 접어들며 이미 주요 코치들에게도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지난해 창단 첫 우승의 밀알이 된 코치들을 줄줄이 팀 밖으로 내보냈다.
11월이다. 포스트시즌 탈락 팀들이라면 새로운 코칭스태프 조각을 끝낸 시간이다. SSG의 적잖은 코치들은 뜻밖의 해고 통보에 움직일 곳마저 사라졌다.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으로 뜨거운, 이른바 축제의 시간이다. 그러나 여러 구단 현장 관계자들은 SSG의 행보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파격’을 넘어 ‘과격’한 느낌의 ‘SSG발’ 뉴스로 인해 프로야구 전체 질서가 파괴되는 신호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자본이 동력이 돼 움직인다. 자본의 주체인 모기업 구단주에 근원적인 ‘인사권’이 있다. 그러나 그 자본이 가장 빛날 때는 자본이 투입되는 전문가 그룹이 바로 설 때다. 예컨대 배우와 감독은 보이지 않고, 투자사만 빛나는 흥행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프로야구 인사에도 상식선이라는 게 있다. 그때그때의 조치에 맞는 합당한 ‘예우’도 있다. 프로야구로 생활하는 야구인과 비야구인 가릴 것 없이 하나의 살아있는 문화이자 규칙으로 체득하고 있는 것들이다.
SSG가 SK 야구단을 인수해 KBO리그에 ‘랜딩’한 이후로 조금씩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SSG 홈구장에는 구단주인 ‘VIP’가 굉장히 자주 등장한다. 구단주의 ‘야구 사랑’은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사랑 표현법을 놓고는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이를 두고 주변 누구도 ‘충언’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현장 리더십은 산화됐던 것이 최근 SSG 야구단의 모습이었다.
SSG는 기존 코칭스태프와 대규모 작별을 고했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정체 모를 새로움을 변화의 명분으로 세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 코치들을 잔류시키고, 주로 중견 코치들과 이별을 선택했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마추어 야구 코치들의 합류 소식도 들린다. SSG가 요즘 세대 눈높이에 맞춰 ‘수평적’ 시선으로 팀을 꾸려가려는 진심이라도 있다면 두고볼 일이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문학구장에 갈 때면, 낯선 장면이 하나가 있다. ‘VIP’가 방문할 때면 문학구장 지하 주차장에서 스카이박스까지 통하는 엘리베이터가 관계자들에 의해 통제된다. 대통령 의전 차량 이동 중 도로 통제를 할 때와 비슷한 풍경이다. 그 시간, 중계석을 비롯해 업무 관련 공간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려면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시간이 넉넉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라도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등을 돌려야 하는 게 문학구장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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